나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팬이다.

더글라스 캐네디의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항상 큰 위기를 겪는데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 굉장히 디테일하고 진행도 빠르기 때문에 전혀 지루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글라스 케네디 특유의 인사이트 있는 대사들도 좋다.

사실 이번에 읽은 템테이션은 개인적으로 그 전에 읽었던 위험한 관계, 빅 픽처 등의 소설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야기의 소재가 참신하다거나 이 전의 소설들보다 더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일에 지치고 피곤할 때 읽은 책이라 그런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맞물려 단순히 재미를 넘어서 필요이상(?)으로 몰입을 하고 읽은 책이다. 참고로, 템테이션에서 말하는 주요 키워드는 삶, 일, 성공, 위기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좋았던 부분들을 다음과 같다.

  • 오랜만에 별식을 먹으니 기분이 좋았다. 지난 2년 동안 나는 이런 호사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살았다. 하지만 아주 가끔 누릴 수 있는 사치가 되다보니 아주 기쁘게 느껴졌다. 달빛이 비치는 해변을 오래도록 산책하며 일을 제때에 제대로 마쳤다는 단순한 사실에 기뻤다.
  • 작가로서의 내 명예는 회복했지만 이제 나는 성공의 본질을 더없이 잘 알고 있었다. 지금의 성공은 다음 번 성공으로 이어질 때까지만 유효하다.
  • ‘우리 모두가 필사적으로 추구하는 건 자기 존재에 대한 확인이다. 그러나 그 확인은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
  • 인생 이야기도,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의 인생 이야기도, 지금 지하철에서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의 맞은편에 앉아 있는 사람의 인생 이야기도, 모든 인생 이야기에는 위기가 있다. 세상 모든 일은 결국 이야기다.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에는 필수적으로 위기가 포함된다. 분노, 갈망, 기대, 실패에 대한 두려움,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삶에 대한 실망, 자신이 원하는 삶이라고 상상하는 삶에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는 절망. 이런 위기는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우리는 위기를 통해 믿게 된다. 자신이 중요한 존재라는 걸 믿게 되고, 모든 게 그저 순간에 불과한 거라 믿게 되고, 자신이 하찮은 존재에서 벗어나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믿게 된다. 무엇보다 우리는 위기를 통해 깨닫게 된다. 싫든 좋든 우리는 누구나 나쁜 늑대의 그림자 아래에 있음을, 어디에나 도사리고 있는 위험 아래에 있음을, 우리 스스로가 자신에게 행하는 위험 아래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우리의 위기를 가장 높은 곳에서 조종하는 자는 누구인가? 누구의 손이 우리를 조종하는가? ‘신’이라고 대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상황’이라고 대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편, 지금의 위기를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고 그가 그 모든 위기를 조종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남편을 탓하고, 어머니를 탓하고, 직장 상사를 탓한다. 그러나 어쩌면, 정말 혹시 어쩌면, 자기 자신이 그 모든 위기를 조종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지난 몇 년 사이에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을 아직도 명확히 규명하지 못하겠다. 그렇다. 내 이야기에도 악당은 있다. 나를 함정에 빠뜨리고, 깔아뭉개고, 그 다음에는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은 악당. 그리고 그 악당의 이름은 나도 알고 있다. 그러나……진정한 악당은 나 자신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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