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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벤치마킹의 본질에 대하여…(Asana 사례)

Written by vonzone

최근 회사에 신입기획자가 입사를 했다. 그래서 요즘 신입사원 교육을 진행중인데 그 과정에서 벤치마킹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과연 벤치마킹은 왜 하는 것일까? 그리고 벤치마킹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번 포스팅에서는 asana라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벤치마킹의 본질에 대한 주관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참고로 벤치마킹 할 때 서비스를 분석하는 프레임웍 같은 것에 대한 설명 내용이 아니다.)

*참고로 나는 소프트웨어 기획자로 최근 Docswave라는 서비스를 기획/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인 벤치마킹 프로세스

일반적으로 신입기획자의 경우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벤치마킹을 진행한다.(물론, 전에는 나도 그랬다.)

  • 유사한 서비스의 리스트를 정리하고 그 리스트를 카테고리 별로 분류한다.
  • 해당 서비스들의 기능 및 UI를 분석한다.
  • 이를 토대로 장단점을 분석하고 참고할 만한 기능리스트를 정리하고 이를 기획에 반영한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하다보니 언젠가부터 나는 벤치마킹을 할 때 무의식적으로 해당 서비스의 기능리스트만 정리하게 되었다. ‘벤치마킹=기능리스트 정리’라는 공식이 무의식적으로 성립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나중엔 그것도 귀찮아서 눈에 보이는대로 좋은 기능이나 좋은 UI의 리스트를 정리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다보니 본격적인 기획을 준비하는 시간이 짧아졌고 난 스스로 내가 발전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벤치마킹을 할 때 많은 기획자들이 쉽게 빠져드는 함정은 많은 서비스를 접해보려고 하는 욕심이다. 많은 서비스를 접하고 좋은 점만 찾아서 내 서비스에도 적용하려는 마음이 큰 것이다. 하지만 많은 서비스를 참고하다보니 그 만큼 각 서비스에 대해서 깊게 생각할 만한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결국 눈에 보이는 기능, UI에 집중할 수 밖에 없게된다. 하지만 내 경험상 참고한 서비스의 수는 중요하지 않다. 적은 수의 서비스를 분석하더라도 그 서비스를 토대로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벤치마킹의 핵심은 해당 서비스에서 마음에 드는 기능을 선택하여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서비스가 왜 그렇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는 것이다.

내 경험상 서비스의 핵심가치는 그 서비스가 그렇게 만들어진 이유를 분석해보면 정확히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를 토대로 해당 서비스가 속한 시장의 상황이나 사용자의 요구분석을 추측할 수 있다. 대부분의 서비스들은 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피드백을 토대로 서비스가 개선되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이 처음에 세웠던 가설에 대한 검증도 일정부분 가능하다.

최근에 나는  asana라는 서비스를 벤치마킹하면서 Todo 관련 서비스 시장에서 3가지의 인사이트를 얻었는데 그 과정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객관적인 데이터가 있는 사실들은 아니다.

*asana는 프로젝트 관리 및 Todo 관리를 할 수 있는 협업서비스로 구성원을 그룹으로 구성하여 이용할 수 있다.

1) asanas에는 왜 이렇게 많은 애니메이션 효과가 들어갔을까? ( => Todo관리 서비스는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UI와 사용성이 무조건 심플해야 한다는 생각은 틀린 생각일 수 있다.)

asana task complete

다들 알겠지만 최근 대부분의 서비스 추세는 심플함이다. 더군다나 자신의 할일 목록을 관리하는 Todo 관리 시스템은 사용성이 더욱 쉽고 간편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asana의 경우 이번에 대규모 업데이트를 하면서 기존에 단순했던 디자인이 굉장히 화려해졌고 할 일을 Complete 시키는 과정에서 다른 Todo 서비스들과 달리 화려한 애니메이션 효과가 추가되었다. 서비스가 단순화되는 추세에 asana는 왜 역행을 하는 것일까?

그 이유를 나는 우연히 책에서 알게되었다. 책에 의하면 자신의 할일목록을 관리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그 리스트를 빨리 Complete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크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의 할일목록을 Complete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일을 처리했다는 만족감과 함께 일종의 보상과 같은 좋은 감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Todo관리에 집착하는 사람의 경우 의사결정을 나중에 천천히 해도 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안을 빨리 Complete시키기 위해 섣부르게 빠른 의사결정을 하는 부작용이 있다고 한다.

Asana의 경우 Todo를 관리하는 사람들의 이런 성향을 고려하여 UI를 개선했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즉, Todo를 Complete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의 즐거움을 더욱 극대화 시키기 위해 Complete 할 때 애니메이션 효과를 크게 주는 것이다. Todo를 관리하는 사람들에겐 간편한 UI보다 Complete 시킬 때의 화려한 UI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그들은 알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항들이 모여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했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2) Todo 리스트를 구분해주는 기능은 왜 있는 것일까?(사용자는 Task를 Process별로 구분할 수 있는 기능과 아이디어 같은 것들을 정리할 수 있는 메모 기능에 대한 욕구가 있을 것이다.)

asana_section

일반적으로 Todo 시스템은 해당  task에 대한 due date를 지정하게 하고 그것을 그 날짜에 맞춰 처리할 수 있는 기능에 집중한다. 그런데 asana의 경우 프로젝트 별로 task를 구분해서 관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스트 안에서 별도로 task를 구분지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업데이트 전에는 이 기능이 없었던 것 같았는데…) 이 기능은 왜 필요한 것일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asana 운영팀은 고객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요구사항을 받았을 것 같다.

  • Trello처럼 프로세스가 들어가도록 해달라.
  • 아이디어 리스트를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달라.

그리고  구분선 기능은 위 2가지를 해결해 줄 수 있는 해결책으로 가장 적절했을 것이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실제로 내가 그렇게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내 생각이 맞다면 Todo 관리 서비스 이용자들은 분명 Task를 Process별로 구분할 수 있는 기능과 아이디어 같은 것들을 정리할 수 있는 메모 기능에 대한 욕구가 있을 것이다.

 

3) 다양한 view 기능에 집중한 이유는 무엇일까?(Todo관리 서비스가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view 방식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view

asana는 위 그림과 같이 아주 다양한 view 방식을 제공한다.

view_custom

그리고 위와 같이 view를 Customize 할 수 있는 기능까지도 제공을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왜 asana는 view 설정 기능에 많은 개발리소스를 투입했을까? 사용자에게 이렇게 많은 view가 필요할까?

사실 Todo관리 기능은 대부분의 서비스들이 비슷하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서비스들별로 view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다. view 방식이 사용자가 Todo 서비스를 선택하는 과정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인 것이다. 그렇다면 시스템이 복잡해 보일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view 설정기능을 다양하게 제공하는 것이 시장선점에서 좋을 수 있다.

 

모방에도 이유가 필요하다.

우리가 벤치마킹을 하는 이유는 다른 서비스들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참고할 만한 부분은 참고하여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함이다. 어떤 사람들은 다른 서비스를 참고한다는 그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사실, 요즘과 같이 많은 서비스들이 이미 나와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기 어려운 시대에 기획자에게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벤치마킹에 대해서 관대한 편이다. 아이디어도 없는데 새로운것을 추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무리하게 새로움을 추구하여 사용자에게 외면당하는 서비스보단 새롭지 않더라도 사용자에게 관심받는 서비스가 더 좋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새로운 아이디어로 사용자에게 관심받을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최고의 좋은 시나리오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모방을 하더라도 그에 대한 이유와 그 기능에 대한 본질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벤치마킹하려는 서비스가 왜 그렇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꼭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한 번 반대로 생각해보자. 당신이 기획한 서비스를 누군가 벤치마킹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만약 누군가가 당신의 서비스로부터 인사이트를 얻었다면 그 서비스는 분명 이미 성장했거나 성장가능성이 있는 서비스일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asana의 성장이 앞으로 기대가 된다.

아….Docswave도 더 빨리 성장해야 할 텐데…

 

About the author

vonzone

서비스 기획자입니다. 평범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일을 해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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